얼마전에 매일 경제에 워렌 버핏이 한국주식을 1개만을 빼고 다 처분했다는 내용이 떴습니다. [기사 바로가기]
행동 하나하나가 주목을 받는 워렌버핏이라서 그가 한국의 기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민감하게 주시하고 있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아마 기자도 그런 사람 중에 하나인 모양입니다.
잠시 기사를 읽어볼까요?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다들 아시다시피 "포스코"입니다. 기사에 언급한 "대구텍"은 워렌이 소유한 우리나라 기업으로 이미 버크셔 헤셔웨이의 자회사가 된 상태입니다. 이 기사를 보면 한국주식이 너무 올라서 워렌이 떠난 것이다 라는 뉘앙스가 풍깁니다. 그리고 워렌의 관심은 이미 중국과 인도쪽으로 가있다는 것을 알수있습니다.
과연 기자가 걱정한대로 한국주식이 오를만큼 올랐을까요? 워렌버핏이 다팔았기에 우리도 한국주식보다는 중국 주식쪽에 관심을 가지고 비중을 늘려야할까요? 기사대로라면 워렌이 버리고(?) 떠난 한국시장에서 우리는 어찌해야할지 워렌을 선지자 정도로 생각하는 다수의 가치투자자들과 함께 생각해봅시다.
우리나라에는 왜 워렌 버핏이 안나오는가?
가치가 있는 기업에 투자를 해서 큰 돈을 벌었다는 워렌의 방식을 따라 큰 돈을 버는 사람이 왜 없을까?
저는 이 질문이 워렌이 한국을 떠났다는 위의 기사를 이해하는 핵심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소리인지 감이 안잡히는 분들을 위해 차근히 짚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몇몇 대표적인 분들이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람으로는 에셋플러스의 대표인 강방천씨를 들수있겠지요. 사실 강방천씨는 가치투자를 내세우기는 하지만, 그가 성공한 방식은 가치투자라기보다는 성공한 배팅에 가깝습니다. 외환위기 당시에 우선주에 대량으로 배팅해서 한방에 크게 벌고 그 돈으로 미래에셋을 설립했지요. 장기간 투자라기보다는 단기간의 시류를 잘탄 케이스라고 할수있습니다. 강방천씨가 진정한 가치투자자로 인정을 받으려면 좀더 장기간을 봐야합니다. 게다가 강방천씨의 우선주 투자 방식은 사실 가치투자가 아닙니다. 강방천씨의 관련 자료를 보시면 알겠지만, 전통적으로 생각되는 가치투자가 아닌 순환주 투자에 더 가깝습니다.
(이 부분에 관해서 여러 이견이 있습니만, 제 의견이라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워렌버핏같은 투자자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나올 수 없는 이유는 "규모의 경제" 문제에 있습니다.
워렌이 세계 최고의 부자 반열에 오를수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그가 미국 주식 시장에서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경제학 강의를 듣다보면 규모의 경제라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됩니다. 어느정도 경제(생산, 판매)의 규모가 갖추어진다면 생산원가도 휠씬 절감되고 수익도 향상된다는 소리입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도자기를 가마에서 힘들게 구워 시골에서 소량으로 판매하는 것보다 공장기계로 구워 도시에서 판매하는 게 더 많이 팔리고 만드는 단가도 더 싸다는 거지요. 도자기공과 도자기 회사 사장 중에 누가 돈을 더 잘버는지는 안봐도 뻔합니다.
규모의 경제 문제로 생각해 봤을 때 미국기업의 조건을 생각해봅시다.
미국에서 한 제품이 유행했다고 가정해봅니다. 그래서 미국의 각 가정 중 25%정도가 그 제품을 구입해도 그 기업은 바로 세계적인 수준의 자금을 가진 기업으로 급성장하게 됩니다. 미국 가계의 구매력이 강력하기 때문이죠. 대략 1억2천만명의 인구수가 가지는 구매력의 힘이란 한기업을 몇년 안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드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미국기업은 일단 미국 내에서만 성공해도 몇년간은 걱정없이 탄탄한 자금력을 가지게 됩니다. 그 자금력으로 해외 시장도 여유롭게 공략할 수 있습니다. 즉, 세계적인 기업이 되기위한 기본이 갖추어진다는 것이죠.
피부에 와닿지않으신다면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10년 전부터 두각을 나타낸 인터넷 기업이 우리나라와 미국에 똑같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네이버이고 미국은 구글입니다. 같은 10년간의 성공을 바탕으로 네이버는 여전히 우리나라 토종기업이고 미국은 세계적인 기업이 됐습니다. 이것이 규모의 경제 차이입니다. 우리나라보다는 미국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인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기업의 자금을 뒷받침해줄 구매력이 부족한 나라입니다. 인구수가 적기에 한 제품이 유행을 해도 그 제품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기엔 무리가 있죠.(반면 미국에선 가능합니다. 애플의 경우를 생각해보세요) 나라가 크다는 것은 이러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와 중국, 인도를 비교해볼 때, 세계적인 투자안목을 가진 워렌이 어디에 더 주목해야하는지는 분명해집니다. 벌써 중국에서는 중국 내의 소비만을 가지고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한 기업들이 여럿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수십년에 걸쳐 벌인 일을 몇년동안 이루어내었죠. 탄탄한 내수의 힘입니다. 아마 십년 뒤에는 유명한 세계적 기업들이 더 많이 생길겁니다. 내수를 바탕으로 이익이 급속도로 성장하겠지요. 중국인들의 생활수준이 나아지면서 더욱 구매력도 상승할것이고 이것도 역시 호재입니다. 이러한 노다지를 앞에 두고 동원할수 있는 자금력을 그 방향으로 집중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중국은 물론 인도 역시 많은 인구수로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다면 세계최고의 자금력을 가진 워렌이 한국보다는 중국쪽에 집중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말 알짜 기업인 포스코를 제외하고는 중국기업의 이익증가 속도를 능가할만한 한국기업은 없다 라는게 워렌의 입장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핵심 수출 사업인 전자, 화학, 조선, 철강을 보면 대부분의 사업이 중국쪽에서 맹추격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더 나은 성장성을 가지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포스코의 경우엔 일본도 따라올수없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 워렌은 중국쪽에서 포스코의 철강을 추월하기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삼성이나 LG화학, 현대 중공업 쪽은 언제 중국쪽에 추월당할지 모른 상태인 것이 사실입니다.
규모의 문제는 주식시장에도 나타납니다.
여러분이 천만원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여러분이 그 천만원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든다고 해도 주식시장은 별다른 요동이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천억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 돈이 모두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뛰어든다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출렁거립니다.
예전에 "압구정 미꾸라지"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했던 윤강로씨의 경우도 몇억대에서는 선물로서 큰 수익을 얻었지만, 백억대, 천억대의 자금을 움직이게 되자 시장이 그 자금을 버겨워해 결과적으로 1000억가까운 손실을 입고 시장에서 물러난 경우가 있었습니다. 즉, 우리나라 시장은 그정도의 자금을 받아들일 크기가 안되어 있는 것입니다. 현재 윤강로씨는 미국쪽의 선물시장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윤강로씨의 자금수준이 시장에 영향을 주지않고 활동할 수 있는 시장의 크기를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정때문에 주식시장에서 성공한 개인들이 어느정도 수준이상의 금액을 넘어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자금수준이 커질수록 자금운용이 어려운 것이지요. 당연히 워렌의 자금이 들어올만한 여력이 한국시장에는 부족합니다. 천억원대의 외인 매수, 매도 금액에 출렁거리는 작은 시장은 워렌이 놀기엔 부족하지요.
여러가지 면을 종합해보면, 결론이 슬며시 보이기 시작하실 겁니다.
물론 한국시장이 많이 올랐을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보다 정확한 시각은 워렌은 더 매력적인 시장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리고 워렌이 떠났다고 한국시장이 별로인 것이 아닙니다.
"여길 떠났으니 여긴 별로야"가 아니라 "여기도 좋고 저기도 좋은데 여기보다는 저기가 더 맘에 들어"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국내 주식에만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불안한 맘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워렌은 자신의 자금 수준에 맞는 시장으로 가는 것뿐이니까요. 우리는 우리의 자금 수준에 맞는 시장에서 열매를 따먹으면 됩니다.
행동 하나하나가 주목을 받는 워렌버핏이라서 그가 한국의 기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민감하게 주시하고 있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아마 기자도 그런 사람 중에 하나인 모양입니다.
잠시 기사를 읽어볼까요?
워런 버핏 "한국주식 다 팔고 1개만 남겼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그동안 개인적으로 투자했던 한국 기업 주식을 대부분 팔았다.
버핏은 2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소재 메리어트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개인적 투자차원에서 지난 2002~2004년에 20개 한국기업 주식과 1개 미국 기업 주식을 사들였다"며 "그러나 한국 기업 주식은 지금 1개만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기업 주식들은 모두 팔았다는 얘기다.
버핏은 한국 기업들은 지난 1997~1998년 외환위기 당시 재무구조를 개선하면서 5~6년 전까지 한국 주식의 가격이 상당히 저렴했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당시 이들 한국기업들의 주식이 수익잠재력이 뛰어났지만 값이 싸 자신의 운명을 바꿨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결국 매입 당시에는 싸게 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익을 내자 매각한 셈이다. 가치투자로 유명한 버핏이 한국 주식을 대부분 판 것은 이제 한국 주식이 그의 투자대상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바꿔말하면 한국 주식 주가가 어느 정도 오를만큼 올랐다는 얘기다.
버핏은 한국에 대한 추가 투자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전 투자 사례만 언급했다.
"좋은 주식이 있다면 살 수 있다"는 원론적 답변만 했다. 이는 지난해와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그는 지난해 기자회견때 "한국 경제가 대단한 성과를 이뤄냈고 몇 개의 한국업체들을 투자대상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투자의지를 내비쳤던 셈이다. 버핏은 한국을 조만간 방문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내년 3월 아시아 방문길에 중국과 인도 등 국가와 일본을 방문할 계획을 밝히면서 다른 아시아 국가에 대한 투자 확대가능성도 시사했다. 버핏은 "중국은 자본주의를 잘 받아들여 성공했다"며 "중국의 잠재력은 뛰어나다"고 극찬했다.
전날 주총장에서 인도에 대해서도 "향후 20년동안 인도인들은 더 잘 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핏이 아시아를 방문하면서 같은 동선에 있는 한국을 방문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버핏의 `중국 사랑`은 주주총회 부대행사에서도 돋보였다. 주주총회날인 1일에는 주총장 옆에 마련된 전시장에 중국 전기자동차회사인 BYD관을 크게 마련했다. 실제 자동차까지 들여놓아 주주들이 직접 타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은 대구텍 1개만 전시장에 보였다. 그것도 대구텍의 모회사인 IMC 전시관에 여러개 기업중 하나로만 전시됐다.
버핏은 2일 버크셔 해서웨이 소유의 보석회사 보세임 매장 옆에서 미국 청소년 탁구대표선수인 중국계 에이리얼 싱(14)과 간이 탁구경기도 가졌다. 중국에서 온 기자들은 미리 이를 알고 취재진을 졌다. 그만큼 버핏도 중국을 신경쓰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이벤트였다.
하지만 버핏의 한국 경제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그는 "한국 경제는 매우 잘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하고 있는 포스코에 대해서도 불만은 없었다. 특히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은 포스코의 지배구조에 대한 질문과 관련해 "포스코가 과거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지원받아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가 됐다"며 "포스코의 경영은 더 개선할 점이 없다"고 말했다.
버핏은 중국 경제를 극찬했지만 부동산시장의 버블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특히 멍거 부회장은 중국의 부패문제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오마하(美네브래스카주) = 김명수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그동안 개인적으로 투자했던 한국 기업 주식을 대부분 팔았다.
버핏은 2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소재 메리어트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개인적 투자차원에서 지난 2002~2004년에 20개 한국기업 주식과 1개 미국 기업 주식을 사들였다"며 "그러나 한국 기업 주식은 지금 1개만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기업 주식들은 모두 팔았다는 얘기다.
버핏은 한국 기업들은 지난 1997~1998년 외환위기 당시 재무구조를 개선하면서 5~6년 전까지 한국 주식의 가격이 상당히 저렴했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당시 이들 한국기업들의 주식이 수익잠재력이 뛰어났지만 값이 싸 자신의 운명을 바꿨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결국 매입 당시에는 싸게 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익을 내자 매각한 셈이다. 가치투자로 유명한 버핏이 한국 주식을 대부분 판 것은 이제 한국 주식이 그의 투자대상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바꿔말하면 한국 주식 주가가 어느 정도 오를만큼 올랐다는 얘기다.
버핏은 한국에 대한 추가 투자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전 투자 사례만 언급했다.
"좋은 주식이 있다면 살 수 있다"는 원론적 답변만 했다. 이는 지난해와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그는 지난해 기자회견때 "한국 경제가 대단한 성과를 이뤄냈고 몇 개의 한국업체들을 투자대상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투자의지를 내비쳤던 셈이다. 버핏은 한국을 조만간 방문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내년 3월 아시아 방문길에 중국과 인도 등 국가와 일본을 방문할 계획을 밝히면서 다른 아시아 국가에 대한 투자 확대가능성도 시사했다. 버핏은 "중국은 자본주의를 잘 받아들여 성공했다"며 "중국의 잠재력은 뛰어나다"고 극찬했다.
전날 주총장에서 인도에 대해서도 "향후 20년동안 인도인들은 더 잘 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핏이 아시아를 방문하면서 같은 동선에 있는 한국을 방문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버핏의 `중국 사랑`은 주주총회 부대행사에서도 돋보였다. 주주총회날인 1일에는 주총장 옆에 마련된 전시장에 중국 전기자동차회사인 BYD관을 크게 마련했다. 실제 자동차까지 들여놓아 주주들이 직접 타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은 대구텍 1개만 전시장에 보였다. 그것도 대구텍의 모회사인 IMC 전시관에 여러개 기업중 하나로만 전시됐다.
버핏은 2일 버크셔 해서웨이 소유의 보석회사 보세임 매장 옆에서 미국 청소년 탁구대표선수인 중국계 에이리얼 싱(14)과 간이 탁구경기도 가졌다. 중국에서 온 기자들은 미리 이를 알고 취재진을 졌다. 그만큼 버핏도 중국을 신경쓰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이벤트였다.
하지만 버핏의 한국 경제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그는 "한국 경제는 매우 잘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하고 있는 포스코에 대해서도 불만은 없었다. 특히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은 포스코의 지배구조에 대한 질문과 관련해 "포스코가 과거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지원받아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가 됐다"며 "포스코의 경영은 더 개선할 점이 없다"고 말했다.
버핏은 중국 경제를 극찬했지만 부동산시장의 버블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특히 멍거 부회장은 중국의 부패문제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오마하(美네브래스카주) = 김명수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다들 아시다시피 "포스코"입니다. 기사에 언급한 "대구텍"은 워렌이 소유한 우리나라 기업으로 이미 버크셔 헤셔웨이의 자회사가 된 상태입니다. 이 기사를 보면 한국주식이 너무 올라서 워렌이 떠난 것이다 라는 뉘앙스가 풍깁니다. 그리고 워렌의 관심은 이미 중국과 인도쪽으로 가있다는 것을 알수있습니다.
과연 기자가 걱정한대로 한국주식이 오를만큼 올랐을까요? 워렌버핏이 다팔았기에 우리도 한국주식보다는 중국 주식쪽에 관심을 가지고 비중을 늘려야할까요? 기사대로라면 워렌이 버리고(?) 떠난 한국시장에서 우리는 어찌해야할지 워렌을 선지자 정도로 생각하는 다수의 가치투자자들과 함께 생각해봅시다.
우리나라에는 왜 워렌 버핏이 안나오는가?
가치가 있는 기업에 투자를 해서 큰 돈을 벌었다는 워렌의 방식을 따라 큰 돈을 버는 사람이 왜 없을까?
저는 이 질문이 워렌이 한국을 떠났다는 위의 기사를 이해하는 핵심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소리인지 감이 안잡히는 분들을 위해 차근히 짚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몇몇 대표적인 분들이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람으로는 에셋플러스의 대표인 강방천씨를 들수있겠지요. 사실 강방천씨는 가치투자를 내세우기는 하지만, 그가 성공한 방식은 가치투자라기보다는 성공한 배팅에 가깝습니다. 외환위기 당시에 우선주에 대량으로 배팅해서 한방에 크게 벌고 그 돈으로 미래에셋을 설립했지요. 장기간 투자라기보다는 단기간의 시류를 잘탄 케이스라고 할수있습니다. 강방천씨가 진정한 가치투자자로 인정을 받으려면 좀더 장기간을 봐야합니다. 게다가 강방천씨의 우선주 투자 방식은 사실 가치투자가 아닙니다. 강방천씨의 관련 자료를 보시면 알겠지만, 전통적으로 생각되는 가치투자가 아닌 순환주 투자에 더 가깝습니다.
(이 부분에 관해서 여러 이견이 있습니만, 제 의견이라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워렌버핏같은 투자자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나올 수 없는 이유는 "규모의 경제" 문제에 있습니다.
워렌이 세계 최고의 부자 반열에 오를수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그가 미국 주식 시장에서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경제학 강의를 듣다보면 규모의 경제라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됩니다. 어느정도 경제(생산, 판매)의 규모가 갖추어진다면 생산원가도 휠씬 절감되고 수익도 향상된다는 소리입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도자기를 가마에서 힘들게 구워 시골에서 소량으로 판매하는 것보다 공장기계로 구워 도시에서 판매하는 게 더 많이 팔리고 만드는 단가도 더 싸다는 거지요. 도자기공과 도자기 회사 사장 중에 누가 돈을 더 잘버는지는 안봐도 뻔합니다.
규모의 경제 문제로 생각해 봤을 때 미국기업의 조건을 생각해봅시다.
미국에서 한 제품이 유행했다고 가정해봅니다. 그래서 미국의 각 가정 중 25%정도가 그 제품을 구입해도 그 기업은 바로 세계적인 수준의 자금을 가진 기업으로 급성장하게 됩니다. 미국 가계의 구매력이 강력하기 때문이죠. 대략 1억2천만명의 인구수가 가지는 구매력의 힘이란 한기업을 몇년 안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드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미국기업은 일단 미국 내에서만 성공해도 몇년간은 걱정없이 탄탄한 자금력을 가지게 됩니다. 그 자금력으로 해외 시장도 여유롭게 공략할 수 있습니다. 즉, 세계적인 기업이 되기위한 기본이 갖추어진다는 것이죠.
피부에 와닿지않으신다면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10년 전부터 두각을 나타낸 인터넷 기업이 우리나라와 미국에 똑같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네이버이고 미국은 구글입니다. 같은 10년간의 성공을 바탕으로 네이버는 여전히 우리나라 토종기업이고 미국은 세계적인 기업이 됐습니다. 이것이 규모의 경제 차이입니다. 우리나라보다는 미국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인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기업의 자금을 뒷받침해줄 구매력이 부족한 나라입니다. 인구수가 적기에 한 제품이 유행을 해도 그 제품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기엔 무리가 있죠.(반면 미국에선 가능합니다. 애플의 경우를 생각해보세요) 나라가 크다는 것은 이러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와 중국, 인도를 비교해볼 때, 세계적인 투자안목을 가진 워렌이 어디에 더 주목해야하는지는 분명해집니다. 벌써 중국에서는 중국 내의 소비만을 가지고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한 기업들이 여럿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수십년에 걸쳐 벌인 일을 몇년동안 이루어내었죠. 탄탄한 내수의 힘입니다. 아마 십년 뒤에는 유명한 세계적 기업들이 더 많이 생길겁니다. 내수를 바탕으로 이익이 급속도로 성장하겠지요. 중국인들의 생활수준이 나아지면서 더욱 구매력도 상승할것이고 이것도 역시 호재입니다. 이러한 노다지를 앞에 두고 동원할수 있는 자금력을 그 방향으로 집중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중국은 물론 인도 역시 많은 인구수로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다면 세계최고의 자금력을 가진 워렌이 한국보다는 중국쪽에 집중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말 알짜 기업인 포스코를 제외하고는 중국기업의 이익증가 속도를 능가할만한 한국기업은 없다 라는게 워렌의 입장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핵심 수출 사업인 전자, 화학, 조선, 철강을 보면 대부분의 사업이 중국쪽에서 맹추격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더 나은 성장성을 가지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포스코의 경우엔 일본도 따라올수없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 워렌은 중국쪽에서 포스코의 철강을 추월하기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삼성이나 LG화학, 현대 중공업 쪽은 언제 중국쪽에 추월당할지 모른 상태인 것이 사실입니다.
규모의 문제는 주식시장에도 나타납니다.
여러분이 천만원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여러분이 그 천만원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든다고 해도 주식시장은 별다른 요동이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천억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 돈이 모두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뛰어든다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출렁거립니다.
예전에 "압구정 미꾸라지"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했던 윤강로씨의 경우도 몇억대에서는 선물로서 큰 수익을 얻었지만, 백억대, 천억대의 자금을 움직이게 되자 시장이 그 자금을 버겨워해 결과적으로 1000억가까운 손실을 입고 시장에서 물러난 경우가 있었습니다. 즉, 우리나라 시장은 그정도의 자금을 받아들일 크기가 안되어 있는 것입니다. 현재 윤강로씨는 미국쪽의 선물시장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윤강로씨의 자금수준이 시장에 영향을 주지않고 활동할 수 있는 시장의 크기를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정때문에 주식시장에서 성공한 개인들이 어느정도 수준이상의 금액을 넘어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자금수준이 커질수록 자금운용이 어려운 것이지요. 당연히 워렌의 자금이 들어올만한 여력이 한국시장에는 부족합니다. 천억원대의 외인 매수, 매도 금액에 출렁거리는 작은 시장은 워렌이 놀기엔 부족하지요.
여러가지 면을 종합해보면, 결론이 슬며시 보이기 시작하실 겁니다.
1)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볼 때, 중국과 인도쪽에서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
2) 워렌의 자금력이 시장에 영향을 주지않고 활동하기엔 우리나라 시장의 규모가 작다.
2) 워렌의 자금력이 시장에 영향을 주지않고 활동하기엔 우리나라 시장의 규모가 작다.
물론 한국시장이 많이 올랐을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보다 정확한 시각은 워렌은 더 매력적인 시장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리고 워렌이 떠났다고 한국시장이 별로인 것이 아닙니다.
"여길 떠났으니 여긴 별로야"가 아니라 "여기도 좋고 저기도 좋은데 여기보다는 저기가 더 맘에 들어"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국내 주식에만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불안한 맘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워렌은 자신의 자금 수준에 맞는 시장으로 가는 것뿐이니까요. 우리는 우리의 자금 수준에 맞는 시장에서 열매를 따먹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