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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암호 풀기

기사 제대로 보기 - 환율과 수출과의 관계


3월 26일자 내일신문닷컴 경제면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나왔습니다.   [원문바로가기] 


"환율하락해도 수출 늘어난다”
2010-03-26 오전 11:23:06 게재

해외생산, 수입품가격 하락, 환헤지 영향
기아 현대 삼성, 해외생산비중 40% 넘어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 환율상승 = 수출증가 ’의 고식이 실제와는 다르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2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골드만삭스가 1991~2008년까지 우리나라 원달러환율과 수출기업 수익간의 상관계수가 -0.68로 나왔다. 원화강세(환율하락)때 오히려 수출과 수출기업의 수익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원화 강세기간이 세계호황기와 일치해 이로 인한 수출증대 효과가 원화 강세에 따른 부정적 효과를 메워줬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수출기업들은 해외생산 비중이 확대되고 환헤지, 수출품에 포함되는 수입원자재 비중이 상승 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원화강세때 수출기업의 수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품목별로 보면 첨단전자제품과 일반기계, 자동차만 수출이 줄어들 뿐 나머지 품목들은 모두 수출이 늘거나 영향이 없었다. 선박 뿐만 아니라 금속생산품은 수출감소가 없는 것으로 나왔고 플라스틱생산물는 오히려 0.8%의 수출증가를 보였다. 시멘트 콘크리트와 유기화학, 펄드 종이분야 수출은 각각 0.6%씩 증가했다.

자동차와 IT분야는 높은 해외생산비중으로 환율변동에 따른 수출민감도가 크게 떨어졌다. 이 분야는 2002년부터 해외생산을 크게 늘려 지난해에는 현대 기아의 해외생산 규모가 전체생산의 41%를 차지했다. 올해도 44
%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역시 2008년에는 해외지사의 생산과 자산비중이 전체의 35%에서 올해는 40%로 늘어날 전망이다. 조선
기업 역시 환헤지로 인해 환율변동에 따른 영향이 거의 없었다. 수출 1% 하락으로 가장 많은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였던 게 선박분야였다. 골드만삭스는 다른 부분이 없었다면 환율 1% 하락으로 선박의 수출이 1.9% 줄어들 것으로 봤다.

그러나 생산품 수입가격 하락과 해외 생산 환헤지 등으로 거의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대부분 국내 기업은 수출관련 환헤지를 하지 않지만 조선업체는 2004년이후 해외수주
시 전체수출물량의 10%를 환헤지 하고 있다.

수출품에 사용하는 수입원자재와 부품들의 비중이 95년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점도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을 덜 받는 이유로 지목됐다. 환율 하락때 에너지와 철강 같은 수입원자재 비용절감이 수출업자의 이익개선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이 기사를 읽다보면 기자가 경제적인 지식이 얼마나 부족한 채로 기사를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더불어서 우리네 일반인들이 이 기사를 읽고 잘못된 정보를 갖게될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 또한 우려된다.

이 기사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이거다.
"그간 우리는 환율 상승(원화약세)과 수출 증가가 함께 이루어지는 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그게 아니다.  환율이 하락할 때(원화강세) 우리나라 수출 상황이 더 좋았다."
라는 내용이다.

별반 특별할 것 없이 "아항~~, 그렇구만." 하고 넘겨버린다면 큰 오해를 하고 지나가는 거다. 이 기사는 경제적 순환의 기본적 성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쓴 기사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환율에 대해 정의해보고 이야기를 시작하자.

환율은 무엇인가?
환율은 그 나라 돈의 가격이다. 우리가 물건에 가격 매기는 것과 똑같다. 환율은 그 나라 돈의 가격이다. 돈을 찍어내는 나라가 튼튼하면 그 나라 돈값이 올라가고, 약하면 돈값이 내려간다. 요즘달러가 약세이다. 그건 미국이 경제적으로 약해졌다는 소리와 같다.(자세히 들어가면 또 달라지지만, 일단은 그렇다)

환율이란 이런 식으로 그 나라 경제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여기서 주의해야할 사항은
환율 상승 = 돈 값 하락 = 경제적 체질 약화 중
환율 하락 = 돈 값 상승 = 경제적 체질 강화 중
라는 것이다. 신문에서 환율이 상승했네, 하락했네 하며 호들값을 떨면 저리 해석하면 된다.

자, 그럼 생각해보자.
우리나라 환율이 상승했다는 소리는 돈값이 떨어졌다는 소리니까 쉽게 이야기하자면 다른 나라가 볼 때는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많이 위험해 보인다는 소리다.

저 기사에 따르면 그동안 우리는 "환율 상승 = 수출 증가"인줄 알았단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우리나라 돈값이 싸졌기 때문에 같은 물건을 수출해 1달러를 받아도 환율 상으로 더 많은 원화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즉, 환율이 상승해야 돈이 더 많이 들어온다는 논리이다. 정말 그럴까?

앞에도 언급했다시피 환율은 그 나라의 경제적 상황을 나타내는 척도이다. 그 말은 환율이 점차 상승한다는 것은(원화 약세 = 돈 값하락) 우리 나라 경제가 어디에선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외국인들이 보기에 우리나라의 부도 위험이 높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이 우리랑 계속 거래를 할까? 아니다. 어느 정도 까지는 싼 맛에 물건을 사겠지만, 환율이 계속 상승하면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거래를 끊는다. 그리고 외국자본도 철수한다. 그게 외환위기다.

즉, 수출은 좀 느는 듯이 보였다가 하락한다는 것이다. "환율 상승 = 수출 증가"의 공식이 오해임을 알 수 있다. 물론 개발 도상국의 산업은 이와는 조금 다를 수도 있다. 저가의 물건이 경쟁력이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환율상승으로 이득을 얻는 산업구조는 이미 90년대에 탈피했다. 

그렇다면 "환율 하락 = 수출 증가" 였다고 화들짝 놀란 듯이 쓴 기사의 결론은 맞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환율이 과도하게 상승(원화약세)한 어느 시점에서 우리나라 시장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외국인들이 보기에 너무 떨어졌다고 생각되면) 환율은 상승하기 시작한다. 당연히 원화약세로 물건 값도 충분히 싸져 있는 상태이므로 수출도 증가한다. 그러면 그것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회복세를 나타내며 경제적인 활성이 일어난다. 그리고 호황기가 시작된다. 경제적 호황으로 가는 길에 수출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나?

그러니까 환율 하락(원화강세)은 [경제적 회복 - 호황]으로 이어지는 상태에서 나오는 당연한 결론이란거다. 저리 호들갑 떨면서 환율 상승과 하락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과도하게 평가할 필요는 없다. 만약 환율이 계속 하락하면 이번에는 외국인들이 원화가 너무 비싸다고 여기게 된다 그리고 수출품의 가격도 비싸다고 느끼게 되면 수출이 줄어들게 된다. 그러면 경제는 소강상태에 들어간다.
즉, "환율 하락 = 수출 증가"라고 내린 기사의 결론도 완벽한 게 아니라는 소리다.  

환율은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되어야 좋은 것이다. 무조건 하락이나 무조건 상승 그 어떤 것도 바람직한 상태가 아니다. 그러니 기사에서 말한 것처럼, 환율 상승 = 수출증가 가 맞다느니 사실은 아니라느니 하며 공식을 만들어 이해하지 말아야 한다. 경제는 생각보다 더 오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