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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관련 리포트

[리포트] 중국의 고민, 위안화 절상은?

본 리포트는 "한화상해투자자문" 전병서님의 투자전략 리포트입니다.  [원문바로가기]


중국의 고민, 위안화 절상은...

위안화 절상문제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위안화 절상은 단순한 경제문제가 아니라 정치, 외교의 복합문제다. 미국은 중간선거가 있다. 중미간의 최근 환율절상관련 사건과 향후 일정을 보면 3월초 중국의 양회의(两会议)개최, 3월15일의 미 국회의 환율조작국 지정요청이 있었다. 4월15일에 중국 광조우에서는 중국 최대의 무역박람회가 열리고 이날 미국은 중국의 환율조작국으로 지정여부를 결정한다. 아주 미묘한 타이밍이다. 그리고 5월초에는 중미의 최고위급이 머리를 맞대는 경제전략대화(SED:中美战略和经济对话)가 예정되어 있다.(작년 7월 1차 회담내용은 http://blog.naver.com/bsj7000 안정적인 성공투자, “경기와 주가는 탁구공” 참조)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3월14일 폐막된 양회의(两会: 전인대와 정협)에서 위안화는 절상이 불가하고 인민은행장은 환율제도는 바꿀 필요가 있지만 당장은 아니다, 물가가 오르고는 있지만 금리는 안 올린다고 못을 박았다. 미국이 가만 있을 리 없다.  민주당의원 90명과 공화당의원 40명 등 130명의 국회의원들이 재무부장관에게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국 지정을 요구하고 3월 24일에 중국의 환율정책에 관한 청문회를 하겠다고 난리를 쳤다.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의 내부 사정은 이렇다. 금융위기로 큰 곤경에 빠진 미국은 재정, 금융정책을 다 썼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다. 국내의 정책수단만으로는 한계에 왔다. 이제는 외부의 힘도 이용해야 할 때가 되었다. 통계실업률이 9%대지만 실제로는 15%가 넘는다. 경기회복도 중국, 일본,한 국에 비해 느리다. 그리고 미국은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에 무역적자와 수출증대문제를 고용과 연계 짓지 않을 수 없다. 제조업이 완전히 망가진 미국이 5년 내 수출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오바마의 발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위안화 절상이 미국무역적자에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제조업의 경쟁력이 없는 미국의 위안화 절상요구는 결국 대중국 무역적자를 베트남,인도 등으로 무역적자를 옮기는 정도다. 미국의 근본적인 무역적자 개선은 안 된다. 여론을 고려한 정치적인 계산이 더 크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 국채를 팔아 치우는데 대한 압박과 무역수지흑자를 줄이라는 압박수단으로는 괜찮은 방법이다. 중국은 1월 달에도 58억 불의 미 국채를 팔아 치웠고 홍콩도 21억 불의 미 국채를 줄였다.

중국 3월 상반기 무역수지 적자전환, 그래도 위안화를 절상하라고?

중국은 3월 달 무역수지를 적자로 만들어 버릴 작정을 하고 있다. 1월에 수입증가가 56%대를 넘었고 2월에도 수입이 45%가 늘었다. 3월에도 전세계로부터 원자재를 왕창 사들여 무역수지를 중국은 이번에는 확실히 적자를 만든다. 무역수지흑자가 위안화 절상요구의 핑계인데 이를 없애 버릴 계획이다. 만약 중국이 무역적자가 나면 미국은 뭐라고 할 것인가? 3월 15일 기준으로 3월 상반기 중국의 무역수지는 이미 80억불이상의 적자로 돌아섰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금융위기 이후 서로를 안 믿기 시작한 것이다. 신뢰의 상실이다. 중국은 미국의 미친 듯이 찍어내는 달러와 국채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미 국채를 팔고 금을 사고 광산을 사고 원자재를 사기 시작했다. 미국 금융기관 주식을 사던 중국의 국부펀드도 전략을 바꾸었다. 에너지+ 부동산+사모펀드로 투자메뉴를 바꾸었다.
 
지난해에 처음 미국에서 개최된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중미경제전략대화가 5월에 북경에서 열린다. 환율문제는 정책적인 협상과 판단이 필요한데 원자바오 총리는 지금 자꾸 떠들지 말고 5월에 있을 고위급 회담에서 논의하자고 운을 떼었다.

국무원이 매년 주최하는 중국발전고위급논단(中国发展高层论坛2010)에서 원자바오 총리가 중국의 고사를 인용해 중미관계를 풀어갈 “중국측 해법(?)”을 제시했다. 산과 강이 첩첩으로 둘러싸여 길이 없어 보이지만 버드나무 우거진 수풀 안에도 꽃은 만발한다고.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도 해법이 있다는 의미로 얘기를 했다.

중국의 해법은 위안화 절상보다 “좋은 것(?)”을 주겠다는 것이다. 위안화 절상해봐야 그 효과가 미국으로 갈지, 동남아 다른 개도국으로 갈지 모르는데 확실하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방법은 미국산제품을 직접 수입을 대거 늘여 무역흑자를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정책 목표는 무역흑자를 줄이는 것이고 내수를 확대하는 두 가지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한 말씀 더해서 전세계 책임 있는 모든 국가들은 무역전쟁, 화폐전쟁 하자고 싸움질 거는 것은 잘못된 거라는 지적을 했다. 그리고 미국은 쪼잔 하게 2천만 명 실업자가지고 이웃나라 못살게 하지마라는 코멘트도 했다. 중국은 지금 환율절상하면 “2천만이 아니라 2억 명이 실업자” 되는데 그걸 당신들 입맛대로 우리가 할 수 있겠냐는 거다.

하여간 원자바오 총리는 모간스탠리 총재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빌어 중국은 싸움하기 싫다는 표현을 간접적으로 했다.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된다. 아마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미 국회에서는 중국을 손봐야 한다고 떠들지만 국회정문만 나서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안면을 바꾸고 작년처럼 다시 중국의 북경에 와서는 원자바오 총리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지금은 “돈”보다 무서운 게 없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대표로 나서서 유럽이 중국을 때려줘야 한다고 할 때 중국은 150억불을 들고가 프랑스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에 가서 쇼핑을 해주었다. 바로 유럽은 입 다물었고 프랑스는 수출업자들의 등살에 못 이겨 사르코지 대통령이 자존심을 꺾고 사과를 했다. 이번 미국의 사태도 중국이 돈을 들고가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국 지정에 서명한 국회의원 지역구는 빼고 구매를 하겠다고 하면 표에 목마른 약삭빠른 미국 국회의원들이 어떤 태도를 보일까?  중국은 유럽에서 재미 본 전략을 미국에서도 쓸 확률이 높아 보인다.

중국에 있어서 환율정책은 “출구전략”의 하나다.

중국은 위안화 문제를 출구정책의 하나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정치적인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면, 중국은 위안화가 3%절상되면 섬유수출업종 5만개 회사중 90%가 적자가 난다. 4만5천개 회사의 고용인원은 2,500만 명이나 된다. 정부의 수출환급금 보조가 없으면 줄 도산이다.

미국은 이래저래 적자야 나는 것이고 이 참에 선거가 또 있으니 중국의 대미무역흑자를 선거에 이용하자고 국회와 대통령이 립 서비스를 열심히 하고 있다. 이를 손바닥 보듯이 보고 있는 중국은 환율문제를 “정치적인 문제”로 끌고 가지 말라고 일갈 했다. 

위안화 문제는 일단 미국의 설전으로 시작해 중국의 맞받아 치기 싸움을 하다가, 좀 지나면 냉각기를 가진 다음 언론이 잠잠해지면 그간 서로 욕하느라 더러워진 입을 소독하고, 위안화의 일간 변동폭을 조정하고 수입확대를 하는 것으로 풀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게 미국과 중국이 체면도 세우고 정치인들의 구미에도 맞다. 중국은 수입을 대폭 늘리고 내수를 확대하고 있다. 수출감소로 인한 실업의 숫자와 내수확대에 따른 고용증가와 물가하락 효과를 계산해 후자가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오면 중국은 그 때서야 환율절상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것 같다.

중국의 내수확대 좋기는 한데...

3억 미국 인구와 9억 유럽인구가 소비하는 데에 물건을 대면서 수출로 성장을 한 중국은 금융위기를 계기로 선진국 12억 인구의 구매력에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소비가 GDP의 7할을 차지하는 미국을 보면 소비가 전환점을 돌아서기는 했지만 작년 12월, 금년 1월의 수치를 보면 1-2%미미한 증가를 한 정도다.

중국입장에서 이번 금융위기를 계기로 보니 선진국은 모두 빚쟁이고 실제론 중국 뿐만이 아니라 선진국도 모두 환율 조작국가이다. 선진국들은 금융위기의 상처가 너무 깊어 앞으로 수입여력이 좋아지려면 한참 있어야 할 판이다. 그래서 중국은 지금까지 중국이 누렸던 수출 호황은 영원히 다시 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한듯하다.
 
오히려 이제 중국은 13억의 구매력을 가진 수입국으로 세계시장을 끌고 가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 같은 추세면 선진국은 제조업이 망가져 제조업제품의 아시아의존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지금 같은 속도로 무역흑자가 늘어가면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5년이면 지금의 2배로 늘어난다. 지금도 관리가 어려워 미칠 지경인데 돈이 더 들어 오면 중국은 물가 때문에 폭동이 난다.

중국은 세계2위의 경제 대국이고 1위의 무역대국이지만 세계시장에서 발언권도 가격결정권도 없었다. 물건은 파는 놈은 약하고, 사는 놈이 왕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은 제대로 된 세계적인 브랜드도 하나 없어 오로지 중저가로 세계 1등을 했다. 그런데 이런 중국이 넘치는 달러를 쓰기 시작하면서 세계 시장에 발언권을 높이기 시작했다.

중국은 미국이 관리하는 금고인 IMF에  출자를 늘리고, 못사는 아프리카에 미국과 영국도 못하는 대규모 원조를 팍팍하고 있다. 중국 부자들이 전세계 사치품시장을 싹쓸이 하고 있다. 일본에 이어 사치품시장의 점유율이 28%로 세계 2위다. 금융위기로 망가진 유럽에 가서 150억불어치 쇼핑을 했다. 200년 전 중국 동해안을 초토화시켰던 나라들이 “아이구 왕서방 형님” 앞으로 잘 모시겠다고, 자주 쇼핑 나오시라고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부도난 그리스에 채권을 사줄까 말까 하면서 그리스를 애태우고 있다.

내수확대의 부작용, 부동산가격 폭등

중국은 2009년부터 내수에 목을 걸었다. 수출에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4조 위안의 재정지출과 10조 위안에 가까운 돈이 내수투자에 쏟아 부어졌다. 7억 명의 시골에 사는 농민들에게 자동차와 가전제품을 싸게 공급하고 금년에는 집 짓는 데 필요한 건자재까지 싸게 공급해 내수를 부양하고 있다. 효과 만점이었다.

지방정부는 개발사업을 마구 벌렸다. 중국은 작년에 8.7%성장을 했지만 성장의 80%이상이 투자이고 다르게 말하면 부동산개발로 성장을 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삽질해서 경제회복이 되냐고 비판하지만 눈을 들어 바로 옆을 보면 중국이 그렇게 해서 세계최고의 성장을 이루었다.

그런데 내수 확대는 앞으로도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중국 경제의 핵심 키워드이지만 부작용이 있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원자바오 총리가 나서 부동산가격을 잡겠다고 했지만 방송하고 나자마자 집값은 더 폭등했다. 과거 한국의 상황과 너무 흡사하다. 중국 북경의 4환, 5환 도로 사이 집값이 속등했다. 상해도 상해 엑스포 전시장을 통과하는 전철이 들어오는 지역은 집값이 최근 30-40% 올랐다.

중국은 2월 한 달에만 70개 대도시에서 부동산 가격이 10.7%나 올랐다. 그러자 최근 중국정부는 정부대형국유기업에 대해 부동산사업에서 손을 떼게 하고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의 부과를 검토하는 등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해서는 손을 보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표명했다. 반면 2선, 3선도시의 경우는 도시화와 내수 확대를 위해 중부지역 대개발을 이유로 오히려 부동산 개발을 장려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앞으로 10-20년간 부동산으로 성장할 중국의 내수

중국의 2010년 최대 과제는 부동산 가격의 적절한 통제이다. 중국이 부동산가격을 잡을 수 있을까? 결론은 적당히 “안 잡는다”이다. 오히려 중국은 중앙정부는 규제를 하지만 지방정부는 부동산투기를 조장하기 때문이다. 중국지방정부 세수의 30%는 토지사용권 매각 대금이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토지사용권 매각 대금도 올라 지방세수가 확 늘어 난다. 그리고 개발사업의 인허가 과정에서 공무원들은 떡고물이 생긴다. 사회주의 국가 중국은 아니러니 하게도 GDP의 40-50%가 부동산 투자를 통해 이루어지는 특이한 나라다.

중국의 내수확대 전략의 핵심은 농촌인구의 지방 대도시로의 전입이다. 소위 중부 대개발을 하는 것이다(그림5참조). 46%대인 도시화율을 매년 1%씩 높이면 투자와 소비의 GDP유발효과가 4-5%다. 중국이 과거 30년간 평균 10%대의 성장을 했지만 도시화 효과를 빼면 5-6%의 성장이다. 중국의 향후 10-20년간의 8%이상의 고성장은 바로 이 도시화로 만든다. 중국정부가 자신 있게 8%성장을 항상 부르짖는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도시화는 내구재 소비와 공업화에도 큰 효과가 있다. 중국은 지금 도시의 핸드폰 가입자가 7억 5천만, 인터넷가입자가 미국인구보다 많은 3억8천만 명이나 된다.  연간 핸드폰은 6억1천 만대를 생산하고 내수시장에서 만 1억8천 만대를 소비한다. C-TV를 연간 1억대를 생산하고 자동차는 연간 1,365만대나 팔린다. 중국은 전세계의 내구재의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이고 정보기기의 최대 보유국이자 사용 국가가 되었다.

중국은 선진국시장이 별 볼일이 없기 때문에 내수를 통한 성장을 앞으로도 지속할 수 밖에 없다. 중국의 도시화 진행속도는 연간 0.9%~1.3%다. 연간 도시인구 진입은 1,170만~1,690만명이다. 도시화율이 성숙기인 60%에 도달하려면 아직 14년이 남았고 대략 1억8천만 명이 도시로 들어와야 한다. 중국의 GDP에서 1차 산업비율은 11%인데 인구로 보면 1억5천만 명이다. 이런 비율로 인구조정이 이루어진다고 하면 이는 도시로 5억5천만 명이 더 들어 와야 한다. 1.3%씩 도시화가 진행된다고 해도 42년이 걸린다.

미국의 고민-중국보다 더 “복잡한 문제(复杂的问题)”

미국은 지금 여러 가지로 복잡하다. 세계 통화로 금본위제 즉 금의 사용을 폐지하고 대신 종이 지폐 달러를 세계 통화로 사용하게 한 뒤 미국은 달러가치를 석유에 연동시켜 달러의 값어치를 유지했다. 그런데 중동의 석유 산유국들이 중국과 심지어는 일본과도 짜고 달러이외의 통화결제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금융시장 외에 실물시장에서 달러 사용을 늘려야 하는데 대안이 별로 없다. 향후 그린에너지와 탄소 배출권시장이 큰 시장이 지만 여기는 유로화가 이미 찜을 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도 달러와 달러표시자산에 돈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비토를 놓기 시작 했다. 그런데 미국을 바싹 따라오는 2인자 중국은 미국의 달러에 찰싹 달라붙어 달러약세의 수혜를 짭짤하게 보고 있다.

미국은 지금 달러가치 하락과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채권발행이 복잡하게 얽혀져 있다. 살인적인 실업률로 돈을 아무리 퍼부어도 소비가 살아날 조짐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중간선거는 다가 오고 집권당의 부담이 크다. 대내문제가 안 풀리니 중국, 이란을 포함한 대외문제로 여론의 눈길을 돌리게 하고 싶지만 어느 것 하나 만만하지 않다.

경기부양이 관건인데 그나마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달러를 무한정 찍는 것이다. 중국을 포함한 외국 중앙 은행들을 꼬셔 국채를 사게 해야 하는 데 문제가 생겼다. 중국, 일본 등 주요 채권 보유 국가들이 국채를 금년 들어 계속 팔아 치우고 있다. 달러를 그렇게 찍어내는 데 달러가치에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고 미국을 못 믿겠다는 것이다. 달러가 강세로 가야 채권도 팔리고 돈도 미국으로 몰리는데 경제상황을 보면 불가능하다. 다시 유럽이던 중남미던 금융위기가 터져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생기지 않으면 달러강세는 어렵다. 

그리스의 위기와 이란의 핵무기 문제로 세계적인 긴장이 감돌면서 달러가 잠깐 강세로 갔지만 생각해보니 그리 심각한건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는지 다시 달러는 약세로 돌아섰다. 대신 이번 그리스 사태를 계기로 서방의 채권자들은 미국 지방정부의 부도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 버렸다.

그리스의 재정파탄 이후 채권자들은 미국과 영국의 신용등급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간 엉터리로 신용평가를 했던 서방의 유명한 신용평가회사들이 모두 트리플A인 미국과 영국의 신용등급이 계면쩍었던지 신용평가 등급하향을 검토한다고 떠들고 있다. 부도난 미국과 영국이 트리플A면 사실 이런 기준이면, 아시아 국가들은 모두 트리플+트리플A등급이다.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이미 오래된 해묵은 사안이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보면 이미 작년 무역규제를 시작으로 1년이 넘었다. 최근 1년간 미국은 13건의 중국산제품에 반덤핑 제소를 했다. 그러나 아무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중국의 미 국채 매각과 적자폭만 늘었다. 미국 정계와 정부는 더 이상 체면을 구길 수도 없고 더 이상 기다릴 인내심을 잃었다.

미국은 그래서 이번 환율 조작국 지정을 통해 문제를 풀려는 시도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중국은 미 국채를 더 팔면서 대항하고 티벳의 달라이리 라마문제처럼, 환율은 “중국의 주권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알아서 하는 거지 너희들이 간섭할 사안이 아니라는 투로 무시를 했다. 거기가 한 술 더 떠 중국이 위안화 절상하면 전세계 환율이 다 움직일텐데 그래도 괜찮냐고 협박을 하고 있다. 예전 같았면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금융위기 이후 “돈이 말을 하는 시대”가 되면서 판이 바뀌어 버렸다.

외국인 투자가 한국시장을 버릴 수 없다?

미국이 실업률이 떨어지지 않고 재정적자를 계속 내는 동안 출구전략 어쩌구 하는 것은 책임질 일이 없는 교수들과 언론사들 얘기고 정부입장에서 보면 금리인상은 요원하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금리건 환율이건 간에 전세계 특히, 미국에 보조를 맞춰서 출구전략을 쓰지 절대 먼저 하지 않는다. 먼저 해서 세계의 봉이 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환율도 출구전략의 중요한 부분이다. 여차하면 2-3천만명의 실업자가 나올 수 있는 환율절상을 유럽과 미국이 요구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한다고 하면 그것은 내수 확대와 물가 하락효과가 수출감소효과보다 크다는 계산이 나왔다고 봐야 한다. 그러면 한국은 손해 볼 게 없다. 한국에서 위안화 절상에 따른 호,악재를 열심히 얘기하지만 한국의 대중국 내구소비재와 중간재 수출이 대폭 늘어나는 것이 최대 호재다.

한국시장에 외국인이 돌아와 주식을 대거 매수하고 있다. 왜 돌아 온 걸까? 답은 간단하다. 달러지수 추이를 보면 된다. 미국경제가 강하면 달러는 강세다. 그러나 그간의 추세를 보면 달러는 “악의 꽃”이다. 전쟁이 나거나 금융불황이 오거나 해서 세상이 불안해졌을 때 만 가격이 오른다. 미국경제가 좋아져서 오르는 게 아니다. 달러약세 전환,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가능성, 내수경기 불투명, 재정적자 증가, 경기는 회복되는 게 잘 안보이고 연준은 제로에 가까운 금리에 돈을 계속 풀고 있다. 

그러면 그 돈은 어디로 갈까? 신흥 시장이다. 지금 신흥시장 중에서 최고의 시장은 중국이다. 그러나 중국 금융에서 죽의 장막은 아직 걷혀지지 않았다 중국은 금융시장이 개방이 안되어 있고 핫머니가 마음대로 들락 날락 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중국이 매달 40-50%씩 수입을 늘려 무역적자를 줄이고 내수확대를 위해 목을 맨다. 중간재와 중국이 필요한 내구소비재를 공급하는 한국,일본이 중국 내수확대의 최대 수혜자다.

당분간 미국과 중국이 시끄럽게 입씨름은 하지만 큰 구도의 변화는 있기 어렵다. 그리고 모두가 입으로는 긴축, 긴축하지만 뒤로는 계속 돈을 풀고 있다. 출구전략은 아직 멀었다. 실업률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그때 생각할 일이다. 경기가 80년만의 최악을 겪었고 그 시기가 이미 지나갔다. 추가적인 폭락은 있기 어렵다. 전세계 주가가 모두 우상향이다.(그림7참조) 한국시장은 외국인의 단타에 일희일비하지만 세계시장의 예외일 수 없다.

종목선정은 중국을 보고, 매매타이밍은 외국인을 봐야…

중국의 내수확대는 일회성 투자테마가 아니다. 적어도 5-10년을 가는 투자의 큰 흐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소비, 금융, 부동산이 중국 내수확대의 3대 핵심 키워드다. 한국의 자동차, 가전, 화장품, 패션, 가공식품, 여행업, 바이오관련제약, 건설관련 건자재업중에서 중국수혜주가 있다. 

중국도 지금 60년대이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들이 소비의 패턴을 좌우하고 있다. 이들의 소비동향과 그리고 그들의 아들딸들인 80년대와 90년대에 태어난 소위 신세대 ‘80后, ‘90 后의 소비행태를 보면 향후 20년의 소비를 예상할 수 있다. 중국의 내수를 철저히 연구하고 한국의 수혜주를  골라 펀드 투자하듯이 1-2년을 묻어두면 중국 펀드투자해서 입은 손실을 충분히 보상 받을 만한 수익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중국이 엄청나게 내수확대를 하고 미국이 앞으로도 돈을 계속 풀어대면 한국증시는 수혜를 계속 본다. 미국과 중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외국인 투자가들은 한국시장을 버릴 수 없다. 종목선정은 중국 관련주로 하고 매매타이밍은 외국인들에 보조를 맞추는 전략이 중요해 보인다.